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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산 12성문 종주 산행 (2/5)
박홍기
Date : 2021.05.21

북한산성 입구에 내려 김밥을 사고 북한산성 탐방지원센터를 출발한 시간은 820분을 조금 지나서였다. 예정보다 20분 지연이다.

하지만 이 정도는 문제되지 않는다고 생각하며 12성문을 답사하려면 의상봉은 포기해야 했기에 대서문을 향해 걸음을 옮겼다. 수면이 불충분하여 몸 컨디션이 만족스럽지는 않았지만 걸을수록 몸이 서서히 풀어지는 것을 느끼며 쉬지 않고 걸음을 옮겼다.

그런데 대서문을 지나고서 생각보다 많이 걸었는데도 국녕사로 들어가는 길이 보이지 않는다. 좀 전에 본 이정표에 국녕사 400인가 600m라고 있었던 것 같은데 한참을 걸어도 나오지를 않는다. 이상하다고 생각하며 언덕길을 열심히 걷다가 갑자기 앞을 떡 가로막는 것이 있어 눈을 들어보니 중성문이다.

이크, 여기까지 온 거야? 어쩌다가 길을 놓쳤지? 그렇게 많이 도상으로 확인을 했으면서도...’하면서 부주의함을 자책했지만 어쩔 수 없는 노릇이었다.

시간은 9시를 막 넘어가고 있는데 예정에 없이 12성문이 아니라 13성문을 하게 되었군.’ 하고 생각하면서 걸음을 돌렸다. 한참을 내려가다 보니 아까 지나온 언덕길이 시작되기 전에 국녕사로 빠지는 샛길이 있었다.

 

국녕사로 가는 길로 접어들면서 나는 머릿속으로 계산을 하였다.

중성문 갔다 오느라 20분 정도가 허비되었으니 쉬는 것을 좀 줄여야겠군.’ 하면서 산길을 다급히 올라갔다.(이것이 나중에 체력이 떨어지며 다리에 쥐가 나는 등 체력 안배에 실패한 주원인이 된 것 같다.)

아직은 이른 시간이라 절에 오르는 사람은 별로 눈에 띄지 않았다. 국녕사에 가까워 진 듯 아주머니 몇이 길을 걷고 있는데 나보다 10년은 더 나이 듬직한 할머니 한분이 힘이 드는지 길옆에 앉아 쉬고 있고 옆에서 젊은 아주머니가 응원을 하고 있다. 나도 그냥 지나치기가 뭐해 응원을 한마디 하였다.

대단하세요. 이런 데를 오르시다니 존경합니다.”

그러면서 지나가는 데 갑자기 그 할머니가 뛰는 듯이 내 앞으로 달려 나가며 한 마디 한다.

내가 옛날에 이 정도는 뛰어다녔는데...”

그걸 증명이라도 하듯 열심히 올라가더니 조금 있다 다시 옆에 주저앉는다.

왜 갑자기 옛날 생각을 하며 뛰어나갔을까? 금방 뛰어나가는 것을 보니 왕년에 산을 뛰어다녔다는 게 거짓은 아닌 것 같은데, 그 할머니 눈에는 나도 늙은이로 보여 늙은이가 앞으로 지나가며 응원이랍시고 한마디 한 것이 빈정거린 것으로 들렸을까? ‘저도 늙은 것이 감히 누굴 응원해하면서. 아니면 지난날을 생각하며 한번 기운을 내본 것인가?‘

조금 더 올라가니 국녕사가 나왔다. 부드럽고 자비로운 미소의 대불을 보며 마음을 조용히 갈무리하고 오늘이 부처님 오신 날임을 생각해 기념으로 사진을 남겼다. 가사당암문에 도착하여 시계를 보니 935분을 조금 지나고 있어 예정보다 크게 늦지는 않은 것 같다. 어제 저녁에는 의상봉을 다녀오는 것도 생각했었지만 지금 상태로는 무리인 것 같다는 생각을 하며 오늘은 성문 답사를 주목적으로 하고 과욕은 부리지 않으리라고 다짐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