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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벽-리지 팀 인수취나드B 등반기 - 2/2
양정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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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ate : 2008.07.03 |
| 행사관계로 부득이 제주도에 간 정천양사장에게 전화를 해보니 그쪽은 어제에 이어 오늘도 집중호우가 내리고 있다는 푸념이다. 계속하여 평범한 크랙으로 구성된 3피치(그러나 완전 노출되어 고도감은 상당함)에 이어 직상 반침니 형태의 넓은 크랙과 취나드B코스 특유의 긴 쌍 크랙으로 구성된 40M의 제 4피치가 나왔다. 특히 4피치 후반부 쌍 크랙은 필자는 외부로 몸이 뜨는 것이 무서워 양손을 벌려 끼고 오르려니 힘이 들었다. 아무튼 거의 다 올라가니 비레이를 봐주던 한국산악회 위원이 양속바닥을 벌려 잡고 오르라하여 그렇게 하였더니 훨씬 쉬웠다. 아직은 할만하구나, 정말 환상적인 오늘의 등반이었다, 바로 이 맛으로 암벽을 하는구나, 워킹만 하는 사람들은 이 맛을 모를거야 라는 등등의 생각이 떠오른다. 잠시 쉬고 짧은 스랩의 귀바위 정상을 어렵지 않게 오르니 한국산악회 위원들이 벌써 귀바위 정상과 인수정상쪽 암벽을 잇는 “티롤리안 브릿지”를 가설해놓고 우리보고 한번 해 보라고 권유한다. “티롤리안 브릿지”는 지난번 6월초 정기 산행(오봉코스)때 보았던 “NEPA"등반대회 선수들이 오봉 제 2봉과 3봉 정상간에 설치해 놓은 자일을 타고 군의 유격훈련식으로 다음정상에 바로 건너가는 등반기법이다. 우리팀 중 먼저 장교수님이 하네스비나에 줄을 걸고 날렵하게 건너편 봉우리로 건나가신다. 과연 경기중학교시절 140CM의 작은키로 지금의 인수, 선인봉 암벽을 날라다니신 저력이 아직도 건재하시구나, 나도 저 나이에 저렇게까지 할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 떠오른다. 재미있는 티롤리안 브릿지를 타고 몇 발짝 걸어 올라서니 인수봉 정상이다. 이미 각 방향코스로 올라온 바윗꾼 수십 명이 와있다. 30여년 만에 올라와본 인수봉정상은 예전 그대로이다. 과연 자연의 조화가 어찌하여 이런 기기묘묘한 바위, 암벽과 크랙, 홀드를 적당히 만들어 놓아 사람이 오르내릴 수 있게 했는지 정말 아무리 보아도 신기하기만하다. 인수봉 정상 중에 정상-고인돌형태의 바위꼭대기에 올라서니 모처럼의 투명한 대기 덕분에 인천 앞바다와 섬들, 개성 송악산, 팔당 호수 너머 먼 산들이 아주선명하게 보인다. 이런 깨끗한 날씨가 과연 일년에 며칠이나 될까. 새삼 오늘 정말 산에 잘 왔다, 환상적인 산행이었다라고 다들 입을 모아 경탄한다. 우리 일행이 한자리에 모여 비로소 싸가지고 온 김밥과 간식으로 허기진 배를 채운다. 무게 때문에 막걸리 한통 안가지고 온 것이 조금 아쉬웠지만 조금 내려가서 백운산장에서 마시기로 하고 대충 배를 채우고 하강을 시작하였다. 인수봉 하강코스는 바로 위 백운대 정상에서 바로 내려 보이는 오버행 절벽으로 백운대에 오르는 수백명의 등산객이 쳐다보고 있는 가운데 하강하는 코스이다. 예전에는 40M 군용 자일 1동을 접어 4번에 걸쳐 내려오던 이 하강코스를 지금은 60M 자일 2동을 연결하여 한번에 밑바닥까지 내려온다. 암벽등반의 백미는 역시 최종하강인 것 같다. 특히 인수봉 서측후면 하강코스는 더욱 그러하다. 하강스타트에서 몇 미터 내려오면 바로 온몸이 허공에 떠서 내려오는 몇안되는 오버행 하강코스이다. 짜릿한 허공 60M를 가르고 땅바닥에 내려서니 비로소 오늘의 암벽등반이 끝난 것이다. 시계를 보니 오후 2시 40분 인수봉 전면 밑바닥에서 정상까지 오르는 오늘의 긴 코스 치고는 빨리 끝난 것이란다. 앞 팀이 없었던 덕분이란다. 역시 조금 일찍 오기를 잘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주위를 둘러보니 많은 일반 등산객들이 우리를 보고 있었고, 인수 후면 빌라길, 검악, 에코길 등의 고수들의 난코스에도 바윗꾼들이 다닥다닥 붙어있었다. 나도 언젠가는 저 고수들의 세계에도 한번 붙어봐야지 하는 생각도 하면서 하산 내내 행복과 황홀감에 취하여 내려와 일행과 O2라운지에서 방금 내려온 인수암벽을 바라보며 생맥주로 뒷풀이를 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정말 멋진 하루였다. 카메라를 안가지고 왔던 것이 아쉬웠다. 평소같이 찍사아저씨도 오셨으면 더욱 좋았을 것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