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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포드 트래킹(6/8)
김수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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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ate : 2012.04.07 |
| 첫 날부터 매일 우리는 식사 전 후 맥주와 와인을 퍼마셔대기 시작했는데 95Kg의 거구인 성기상 군이 맥주 한 깡통을 3초 이내에 마시는 실력으로 서울 공대 다닐 때 맥주 빨리 마시기 대회도 나가서 입상한 경력의 술꾼이라 따라 마시다가 트레킹 끝나고 몸무게를 재 봤더니 그렇게 걸었는데도 몸무게가 줄기는커녕 2Kg정도 늘어 기분이 별로였다. 술값은 트레킹을 모두 끝내고 밀포드 사운드 유람하는 아침에 계산했는데 우리 일행 5명 중 2명은 거의 술을 못 마시는 친구들이어 3명만이 주로 마셨음에도 1100불을 계산했는데 성군이 자기가 제일 많이 마셨다고 자기 카드로 모두 계산했다. 그런데 우리만 그렇게 마시는 줄 알았더니 호주에서 온 그룹도 보니까 엄청 마셔 과히 창피하지는 않았다. 그나마 술 때문에 실수를 한 적이 없었던 것은 매일 10시만 되면 롯지 전체를 비상등만 제외하고는 소등을 하기 때문이 술 마실 시간이 충분치 않아서였던 것 같다. 밤이 칠흑같이 어두워서 자다가 나와서 보는 쏟아져 내려올 것 같은 하늘의 무수한 별들은 정말로 장관이었다. 트레킹 둘째 날 우리 일행 5명은 다소 긴장된 상태로 출발을 했다. 가이드의 이야기로는 걷다가 강에서 수영을 할 수 있는 곳이 있다고 해서 수영을 즐길 목적으로 좀 빠르게 걸었다. 중간에 Guided Trekker들만 이용할 수 있는 점심을 위한 오두막에 제일 먼저 도착하여 선두 가이드가 끓여주는 차와 미소시루로 샌드위치와 과일을 먹고 나니 후속 대열이 도착한다. 우리는 무식할 정도로 빨리 걸은 것 같았으나 수영을 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자위했다. 식사 후 선두 가이드가 자기보다 먼저 출발을 허락해서 수영장을 찾아 가다보니 벌써 세 번째 롯지에 도착했다. 나중에 알아보니 수영장은 강이 아니라 우리가 코스를 벗어나서 들어가서 봤던 Hidden Lake 이었단다. 아침 8시에 출발 후 오후 2시도 전에 도착하여 민망해 하면서 그 곳을 지키는 친구에게 맥주를 달랬더니 5시 이전에는 팔지 않는단다. 할 수 없이 기다리다 첫 번째 가이드가 도착하여 방 배정을 받고 샤워하고 빨래해서 Drying Room에 말리고 나서 3시가 조금 지나니 불쌍했던지 맥주를 팔기 시작해 별로 한 일도 없이 맥주만 실컷 마셨다. 하지만 그 날 저녁에는 다음 날 산을 넘어가는 일정이기 때문에 겁이 나서 와인을 실컷 마실 수는 없었다. 트레킹 셋째 날에는 그렇게 느리지 않은 다른 일행들과 보조를 맞추어서 산행을 했지만 우리 5명 중 한 젊은 친구는 본인 실력을 한번 점검해 본다면서 선두 가이드를 추월해서 산을 올라가서 저녁에 야단맞는 사고도 있었다. 산행 시간이 길게 소개되어 조금은 겁먹으면서 출발을 했지만 그리 어려운 산행이 아니어서 지난 밤 와인을 절제했던 것을 후회하는 말도 성군과 나눈 건방졌던 기억이 난다. 비교적 선두에서 롯지에 도착한 후 우리는 Sutherland호수로 향했다. 호수에 거의 도착하려는데 뒤에서 뛰어 오면서 바로 폭포 앞의 저수지로 들어가 수영을 즐기는 두명의 Independent Walker도 있었다. 우리 성군도 옷을 적당히 벗고 저수지로 들어갔지만 5분도 못되어 나온다. 물이 너무 차서 수영을 할 수가 없단다. 왜 두 사람이 뛰어왔는지 그 때 우리는 깨달았다. 몸에 열을 있는 대로 올린 후 저수지에서 수영을 즐기려고 그런 것이었다. 한 시간 조금 넘게 걸려 Sutherland폭포를 다녀와 샤워와 세탁을 다 마치고도 5시가 채 되지 않는다. 가이드 말이 롯지 앞에 있는 개울이 수영하기 최고로 좋은 곳이란다. 솔깃해서 준비를 하고 나갔는데 물속에 무릎만 담갔는데 채 1분을 있기가 쉽지 않다. 비계 덩어리인 성군도 수영은 어렵단다. 성군이 차고 다니는 시계가 별것을 다 잴 수 있는 시계인데 온도를 재보더니 영상 6도란다. 수영을 포기하고 돌아와서 산을 무사히 넘은 것에 도취되어 있는 대로 퍼마심으로 성공의 기쁨을 나눴지만 실은 코스 자체가 아주 쉬운 코스였다. 오후 4시 30분 이전에 롯지를 출발하지 못하면 Sutherland폭포에 갈 수 없다는 둥 겁을 주는 안내서의 내용 때문에 긴장을 했던 하루였는데 쉽게 끝내고 보니 한 편 허탈하기도 해서 술로 달랬던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