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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포드 트래킹(8/8)
김수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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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ate : 2012.04.07 |
| 다음 날은 서울로 오기 전 Auckland로 돌아가는 오후 비행기를 타는 날이다. 오전에 자유 시간이 있었는데 일행 중 7,8명은 Aerolobic Gliding을 신청해서 근처 산으로 Gondola를 타러 갔고 2,3명은 번지 점프를 하러 버스로 떠났고, 있는 돈으로 술 다 먹어버려서 아무 신청도 안한 우리 5명은 호텔에 그냥 있을 수는 없으니까 산에나 오른다고 곤돌라 타는 곳으로 향했다. 가보니 곤돌라 값이 25불이다. 참고로 번지 점프의 발상지가 이곳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다. 술값은 전혀 안 아까워하면서도 산에서 아무 할 일도 없고 12시까지 시내 점심 장소로 가기만 하면 되는데 왜 돈들이고 곤돌라를 타냐 걸으러 왔는데 걸어 올라가자고 내가 설득을 해서 우리 5명은 한 시간 정도의 거리를 걸어서 올라갔다. 전망대에 이르러 주변을 조망하는데 도시를 둘러 싼 The Remarkables라는 산과 요트와 제트보트가 떠다니는 Wakatipu호수의 경관은 정말 절경이었다. 구경을 마치고 산 위의 레스트랑에 들어갔더니 Gliding 한다고 곤돌라로 간 친구들이 그곳에서 잡담을 즐기고 있다. 왜 그러고 있느냐니까 바람이 심해서 글라이딩은 취소됐단다. 걸어서 올라오면서 보는 경치가 기가 막힌다고 떠들었더니 곤돌라를 버리고 모두 걷는데 합류해서 트레킹을 회고하는 많은 대화를 나누면서 하산하였다. 점심은 한식당에서 단체로 해결하고 오후에 오크랜드로 와서 호텔에 짐을 푸니 저녁시간이다. 또 한식당에 가는데 나는 가까운 제자가 한명 있어 미리 연락을 했더니 3명의 제자가 식당에 와 있었다. 함께 장어구이로 식사를 하고 제자의 강요로 근처 한국식 가라오케에 가서 우리 8명은 다시 퍼마시고 떠들다가 시내 구경도 못하고 호텔로 돌아왔는데 우리 중 성 회장, 일본 친구, 내 제자 3명은 또 나가 한잔을 다시하고 12시가 넘어 왔단다. 다음 날 아침 10시 비행기라 부랴부랴 공항으로 갔지만 애당초 예정했던 호텔 출발 시간보다 30분 늦게 공항에 도착하는 바람에 비행기가 만석이라 중간 가운데 자리 밖에 없단다. 12시간을 타야하는데 중앙 좌석은 참을 수가 없어 그래도 모닝캄 회원에게 길 옆 좌석을 주는 배려도 못해주느냐고 야단을 쳤더니 Boarding 직전에 이름을 불러 좀 나은 좌석을 준다. 편하려면 떼도 쓸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을 배웠던 여행이었다. 4. 맺으며 밀포드 트랙은 진짜 청정지역이었다. 모든 게 자연 그대로 남아 있고 인공 구조물은 꼭 필요한 것만 설치한 정말 깨끗한 지역을 3박 4일 걸었다는 것은 길이길이 남을 것이다. 트랙 내에서 맥주, 와인을 마시면서 친구들과 나누는 대화 또한 즐거운 일이었다. 아쉬운 점은 우리 중 한명이라도 다녀왔던 경험이 있었다면 그리 서두르지 않고 자연을 최대한 음미하면서 트레킹을 즐겼을 텐데 하는 점이다. 우리가 트랙을 걷는 동안에 비가 전혀 오지 않아서 편하기도 했지만 빗속에서도 하루 쯤 걷는 것도 낭만적이지 않았을까 하는 건방진 생각도 해본다. 다음에 기회가 있으면 Independent Walker로 숙소에서 우리나라 산장에서처럼 밥도 해먹으면서 걸어보는 것도 해 보고 싶고 그때는 트레킹만 할 게 아니라 뉴질랜드 이곳저곳도 함께 여행을 해 보는 기회가 됐으면 한다. 앞서도 이야기 했지만 은퇴 후 부부가 손잡고 걸으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곳이 아닌가 생각하면서 글을 여민다. |